세시봉에서 빅뱅까지 가요계 다양한 공존이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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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해리슨의 엔터~뷰(Enter~View)] 봄이 아직 온 지 모를 만큼 꽃샘 추위가 계속되고 있지만
우리 가요계는 어느 해와 달리 다양한 색채의 음악으로 꽃 피울 준비를 하고 있는 듯 하다.
6~70년대 음악에 대한 대중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문화 현상을 만들고 있는 세시봉 콘서트, “슈퍼스타 K2”의
성공과 잇단 오디션 프로그램들의 등장, 급기야 기성 가수마저 일반 음악 팬들의 냉정한 심판을 받으며 당락이
결정되는 “나는 가수다”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반응은 ‘듣는 음악’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목마름이 얼마나
간절했는지를 보여 주고 있다.
그렇다고 대중 가요계의 주도 세력인 아이돌의 기세 역시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대 아이돌 남성 그룹
동방신기와 빅뱅이 오랜 공백을 깨고 새 앨범을 발표 최강의 입지를 변함없이 과시하고 있다.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등장했던 드라마 “드림 하이”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드라마 OST도 빅 히트를 쳤다.
아이유는 ‘노래 잘하는 아이돌’ 가수로 인정받으며 확고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중이다.
최근 몇 년 동안의 천편일률적인 ‘아이돌과 댄스 음악’ 테두리에서 탈피 여러 세대가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가요계의 다양성’이 절실한 시점에 온 오프라인 CD 판매 차트와 주요 음원 사이트의 결과를 살펴 보면 편식에서
벗어나 균형 있는 식단을 통해 건강한 몸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 세시봉 세대 음악의 재발견 -
“세시봉 TV 콘서트”의 파급 효과가 이렇게 크게 나타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했을 것이다.
70•80 가수들이 출연하는 TV 프로그램도 몇 년째 방송되고 있고, 라디오에서는 추억의 노래를 매일 접할 수 있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더욱 임팩트 강한 것을 원했고 그 역할을 바로 “세시봉 콘서트”가 한 것이다. 조영남•송창식•윤형주•김세환의
콘서트는 전국 관객들의 열띤 환호 속에 매진 사례를 기록 중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들의 앨범 들이 음반 차트에 대거 올라 있다는 것이다. 트윈 폴리오(송창식•윤형주)는 물론이고
조영남•송창식•윤형주•김세환의 솔로 앨범 다시 음악 팬들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게스트로 출연했던 이장희의
음반 역시 재발매 되자마자 전체 10위안에 들 정도로 상당량의 판매고를 기록 중이다.
또한, “쎄시봉 친구들: 40년 우정을 노래하다”와 같은 가요 컴필레이션 음반과 팝 음악 모음집도 우후죽순처럼
발매되어 ‘세시봉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과거 포크 음악과 아날로그 사운드에 대한 중 장년층의 향수와
젊은 층의 새로운 음악에 대한 흡수 노력이 더욱 빛을 발하는 듯 한다.
미국 음악 시장의 예를 잠깐 들어보자. 올해 그래미상 시상식에서 밥 딜런(Bob Dylan)과 멈포드&선즈(Mumford & Sons)등
대선배와 까마득한 후배의 너무도 아름다운 조우를 목격한 적이 있다. 2월에는 빌보드 팝 앨범 차트에 포크 뮤지션
에이모스 리(Amos Lee)와 아이언&와인(Iron&Wine)의 음반이 1•2위에 랭크 되는 이변이 발생하였다.
세시봉의 국내 인기 여파 때문인지 팝 음악 팬들에게 인지도가 높은 남성 뮤지션 올드 맨 리버(Old Man River)의
두번 째 작품 “Trust”가 본국인 미국 보다 먼저 발매되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세시봉의 후광이 전부는 아니겠지만 아날로그 사운드와 포크 음악의 감성이 짙게 깔려 있는 젊은 인디 그룹
10cm와 브로콜리너마저의 앨범은 여전히 높은 판매고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밥 딜런이 까마득한 후배들과
멋진 공연을 펼쳤듯이 우리의 세시봉 선배들과 후배 음악인들도 감동 가득한 콘서트를 펼쳤으면 한다.
- TV 예능 프로그램, 듣는 음악을 부활시키다 –
“슈퍼스타K2”의 대성공은 지상파 및 케이블 TV의 여러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에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아무래도 음악과 관련된 프로그램이 각광을 받게 되는데, MBC의 “위대한 탄생”과 “나는 가수다”는 아류라는 비난과
악재 속에서도 가장 많은 화두를 던지고 있다. 위 세가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시청자들은 ‘보는 음악’ 보다는
‘듣는 음악’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열정을 표출하고 있다.
이제는 2000년대 초반까지 난무했던 립싱크에 대한 논란은 거의 사라졌지만, 가창력과 부분 립싱크 논란이
빈번한 청소년 위주의 음악 프로그램에 더 이상 매력을 느낄 수 없었을 것이다. 온전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가수 지망생들의 치열한 도전과 가슴 뭉클한 스토리에 열렬한 환호로 화답하고 있다. 또한, 아마추어들이
TV에서 노래한 기성 가수의 히트곡은 다시 사랑을 얻고 있다. 이문세•윤종신•이적•부활의 노래들은
“슈퍼스타K2”와 “위대한 탄생”을 통해 대중들에게 다시 각인되며 ‘좋은 음악’의 본보기를 보여 주고 있다.
특히, 일밤의 “나는 가수다”는 첫 회의 방송 시간이 마치 준 파장만큼이나 긍정과 부정이 혼재하는 강렬한 인상을
시청자들에게 남겨 주었다. 한국 가요계를 대표하는 가수 7명의 노래 대결도 흥미로웠지만, 한 가수 한 가수가
펼친 무대의 의미는 보는 이로 하여금 커다란 여운을 갖게 하였다. 2004년 12월 발표된 이소라 6집은 다시 CD가
팔리고 있고, TV공연 곡 ‘바람이 분다’는 음원 차트 1위에 오르는 놀라운 사건을 만들어 내고 있다.
박정현의 ‘꿈에’, 정엽의 ‘Nothing Better’, 김범수의 ‘보고 싶다’를 비롯 출연 가수의 공연 곡 모두 다시 음원 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10대와 20대 초반의 젊은 층들이 혹시 관심밖에 있던 한국의
음악인들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전 칼럼에서 이적의 음악이 다시 팬들로부터 사랑 받게 된 요인 중 하나로 TV예능프로그램을 뽑았다.
많은 폐단들이 TV를 통해 발생되고 있지만, ‘좋은 음악’과 ‘듣는 음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는 ‘예능의 순기능’도
존재하는 듯 하다.
- 빅뱅 그들은 여전히 진화 중이다 –
아날로그 사운드와 듣는 음악에 대한 팬들의 열렬한 지지가 더욱 위세를 떨치는 가운데, 2년 여 만에 돌아 온 빅뱅은
아이돌 그룹의 지존이자 현존 최고의 인기 가수임을 스스로 확인하고 있다. 공백에 대한 우려는 기우였을 뿐
네 번째 미니 앨범 “4”는 음반 판매량은 10만장을 이미 넘겼고, 6곡의 수록 곡이 주요 음원 사이트 1~6위까지를
독식하는 기록을 남기기도 하였다.
타이틀 곡 ‘Tonight’은 예전의 히트작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일렉트로니카 댄스 넘버로 왜 그들이 아시아를
넘어 미국 빌보드 및 인터내셔널 차트인 월드 유나이티드(World United)에 오를 수 밖에 없는가를 단적으로 표출하는
곡이기도 하다. 다시 한번 빅뱅이란 브랜드의 위력을 실감할 수 밖에 없다. 국내 모든 음악 방송 1위를 석권 중 이며,
‘왜 그들이 최고일 수 밖에 없는가!’를 진화된 노래와 무대 매너로 설명하고 있다.
- 장르의 다양성•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가요시장 지속되길 -
오늘 칼럼을 마감하면서 우리 가요계가 많이 변화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을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과거의 음악을 다시 찾아 듣게 되었고, 잊혀져 가고 있던 우리 가수들을 재조명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져 가고 있는 것 같다.
현재 주류인 아이돌과 댄스 장르는 물론이고 일시적인 유행 현상일 수도 있는 ‘옛 음악’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계속되어야 한다.
송창식과 이소라 그리고 빅뱅의 노래가 공존, 동시대를 살아가는 여러 세대가 즐길 수 있는 노래가 풍성한 가요시장이
가장 건강한 모습이 아닐까?
<해리슨 / 대중음악평론가>osensta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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