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이야기/음악이야기

가요제 '지는 해', 오디션 프로 '뜨는 해'

즐락지기 2011. 1. 27. 13:57

가요제 `지는 해`, 오디션 프로 `뜨는 해`

 

 

 

 

 

 

 

 

 

 

 

 

 

한 지붕 두 가족의 엇갈린 희비.

MBC의 한때 인기 프로였던 `대학가요제`는 지난 33회 방송에서 5% 안팎의 매우 저조한 시청률로 씁쓸한 뒷모습을 보였다.

반면 올해 처음 만들어진 `위대한 탄생`은 시청률 15% 안팎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변이 없는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상승세와 가요제의 하락세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왜 대학가요제는 시들해지고 오디션 프로그램이 대세가 된 걸까?

시청자들의 눈높이 상승

콘텐츠가 부족한 시절 `대학가요제`는 `새로운` 콘텐츠였다.

상대적으로 점점 화려해지는 지금의 미디어 세상에 `대학가요제`는 이제는 `낡은` 때문에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프로그램이 돼 가고 있다.

대중
음악평론가 강태규씨는 이에 대해 "비주얼 중심의 음악이 10년간 대중음악을 잠식해 오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소리를 통해 가슴을 울리는 노래가 아닌 눈을 통해 피부를 자극하는 음악에 반응하게 됐다"며

"킬러 콘텐츠가 넘쳐나는 지금, 굳이 아마추어리즘에 지나지 않은 대학가요제를 보려는 시청자들은 없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급격히 달라진 대학문화

과거 `
대학생`들은 소위 엘리트층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현재 대학생들은 그냥 평범한 젊은이들일 뿐이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고 누구나 대학생이 되면서 `대학생`이라는 특별한 무엇이 사라진 것.

IMF 이후, 대학이 취업을 준비하는 곳으로 변하면서 캠퍼스의 낭만은 사라졌고,

굳이 통기타가 아니더라도 다양한 첨단 미디어로 쉽게 음악을 접하고 들을 수 있게 되었다.

가요제 자체에 대한 요구가 줄어든 것이다.

과거 신촌을 주름잡던 라이브카페의 위축도 이러한 현상과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다.

스타 없는 `대학가요제`

각 연예
기획사들이 오랜 기간 트레이닝으로 키워낸 아이돌 스타들이 가요계를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스타 발굴`의 구심점이 방송사에서 연예기획사로 옮겨졌다.

굳이 1년에 한 번 있는 대학가요제를 선택하지 않아도 미디어의 발달로 유명세를 타는 것이 보다 쉬워진 것이다.

연예기획사들이 대거 생겨나면서 스타가 될 수 있는 길이 넓어졌다.

기획사의 오디션을 보거나 UCC를 올려 쉽게 유명해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년째 대학가요제 출신 `스타` 들은

찾아볼 수 없게 됐다.

재능있고 꿈이있는 가수 지망생들이 `대학가요제`에 더이상 지원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요즘 시청자들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는 오디션 프로그램

리얼리티가 대세인 지금, 오디션 프로그램은 대표적인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라 말할 수 있다.

여기에 요즘 청소년들의 장래희망 1위가 연예인일 정도로 연예인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매우 많아 졌다.

기본적으로 고정된 시청층을 가지고 있고 톱스타들의 심사위원 출연, 연예인을 동경하는 시청층으로 반 이상은

`시청률이 보장된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실제 오디션 프로그램 이 외에도 수퍼모델, 디자이너, 요리사 등 다양한 서바이벌 리얼리티 프로그램들은

만족할 만한 시청률을 거두어 올리며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드라마 못지 않은 흡입력

단발적 성격을 가진 가요제 프로그램에 비해 오디션 프로그램은 길게 6개월까지 방송하며 드라마 못지않은

지속성을 가지게 되었다. 일정기간의 예선이 끝난 뒤, 본선에서는 본격적인 캐릭터가 만들어지며

시청자들이 더욱 깊게 공감하고 재미를 느낄 수 있게 되어있다.

여기에 시청자들의 투표로 매 주 한명씩 탈락하는 방송 구조는 긴장감과 박진감을 주며 더욱 많은 시청자들을 끌어 들였다.

대학가요제가 심사위원의 의견만 반영하는 반면 오디션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을 보다 능동적으로 프로그램에

개입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인터넷이 활성화 되고 프로그램과의 양방향 소통이 대세가 되어가는 지금,

시청자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은 당연한 것으로 보여진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최근 막을 내린 엠넷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에 대해 대중음악평론가 강태규 씨는

"과연 허각이 대학가요제에 나왔다면 성공할 수 있었을까" 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허각의 외적인 가창력뿐만 아니라 내적인 면까지도 지속적으로 시청자에게 어필했기 때문에 우승을 넘어서

이 후의 활동에도 꾸준한 관심을 바탕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 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오디션 프로그램은 시청자와의 쌍방향 교류로 단발적인 가요제에 비해 성장가능성이 크기에

당분간 오디션 프로그램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그러나 몇몇 일반인들의 장기자랑 수준이 아닌 차별화 된 포맷과 각 프로그램만의 특징으로

승부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학가요제가 잘 팔릴 수밖에 없었던 그 시절의 문화는 지금 180도 바뀌었다.

음악이라는 것에 대한 문화 자체가 시시각각 변하는 지금, 한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 변천사는

시대와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는 척도가 되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강수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