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이야기/이런저런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즐락지기 2010. 10. 24. 00:33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눈
한 포로 수용소에서
믿음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기록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벽에는 어떤 수감자가 새긴 글이 있었습니다.
"햇살이 비치지 않더라도 태양이 있음을 믿는다.
보이지 않더라도 사랑이 있음을 믿는다.
침묵하시더라도 하느님께서 계심을 믿는다."

이 글을 새긴 사람을 상상해 봅니다.
벽을 파려고 깨진 유리 조각이나
돌을 움켜쥔 그의 앙상한 손을 눈앞에 그려봅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글자 하나하나를 새기는
그 손은 어떤 손이었을까요?
끔찍한 공포 속에서도 선한 것을 볼 수 있었던
그 눈은 어떤 눈이었을까요?

답은 한가지 입니다.
그 눈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쪽을 택한 눈이었습니다.

-상한 갈대를 꺾지 않으시는 하느님/맥스 루케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