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대신 도토리 받으라니…’ 한 인디가수의 고단했던 삶 | |
‘달빛요정’ 이진원씨 결국 만루홈런은 치지 못하고… “도토리, 이건 먹을 수 없는 껍데기…하루만 고기 반찬 먹게 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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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는 죽음도 홀로 맞았다. 그는 지난 1일 자취방에서 쓰러진 채로 발견됐다. 뇌출혈로 스러진 지 30시간을 홀로 방치됐던 이씨.
그의 지인들은 곁에 한 사람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허무하게 생을 마감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애통해 했다.
매니저나 코디는 고사하고 그의 곁에는 가난만이 있었다.
“아, 머리가 아파온다. 숙취인가? 하긴 밤새 마시고 새벽녘에야 들어왔으니. 어젠 기분이 너무 좋았어. 밴드로는 다섯달 만에 한 클럽 공연이었으니까.
뒷풀이에서 아는 형님이 술값을 쏴서 돈도 굳고 말야. 콩나물국으로 해장을 해야지. 이제 라면은 지겨워. 끓기 시작하는군. 좀만 더 기다리자.”
그에게는 라면 대신 콩나물국으로 하는 해장이 특별한 식사였다.
그의 가난은 2003년 낸 첫 앨범 <인필드 플라이>의 제작 과정을 보면 짐작이 된다.
그는 연주, 노래, 녹음 등 혼자 북치고 장구치면서 앨범을 만들었다. 장비가 없어 기타 파트 녹음 뒤에 기타를 팔고 베이스를 사서 녹음을 했고,
다시 베이스를 팔아서 믹싱 장비를 샀다.
다행히 인디 뮤지션의 음반치고는 ‘대박’이 났다. 인터넷 커뮤니티에 입소문을 타면서 시디는 1599장이 팔렸고 ‘절룩거리네’
‘스끼다시 내 인생’은 라디오 인기차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가난했다.
그의 음악과 삶을 지탱한 것은 자존심 뿐이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토리 사건’.
이씨가 2004년 부른 ‘절룩거리네’와 ‘스끼다시’가 싸이월드 미니홈피 배경 음악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SK커뮤니케이션즈는 음원 사용료가 일정액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에게 한 푼도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씨는 항의를 했고 관계자가 음원료로 도토리를 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이씨의 한 지인도 그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는 지난 5월 생전의 이씨로부터 SK커뮤티케이션즈에서 음원값으로
자신에게 도토리를 제안해 거절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씨가 그런 제안을 받은 때는 대행사 없이 혼자 활동할 때였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때의 경험을 ‘도토리’라는 노래에 담았다.
“도토리, 이건 먹을 수도 없는 껍데기, 이걸로 뭘 하란 말야…. 아무리 쓰레기 같은 노래지만 무겁고 안 예쁘니까 이슬만 먹고 살 수는 없어.
일주일에 단 하루만 고기 반찬 먹게 해줘. 도토리 싫어, 라면도 싫어, 다람쥐 반찬 싫어, 고기 반찬이 좋아”
‘도토리’ 사건은 이씨가 세상을 떠난 뒤 누리꾼들에 의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
트위터리안들은 6일부터 이진원을 애도하는 트윗을 적다가 ‘도토리’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싸이월드 운영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성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SK커뮤니케이션즈 8일 트위터(@Cyworld_BGM)를 통해 “와전 됐다”며 해명에 나섰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싸이뮤직은 2004년부터 당시 싸이뮤직의 음원권리대행사인 ‘뮤직시티’를 통해
이진원씨 소속사(아름다운 동행)에 도토리가 아닌 정당한 음원권리료를 전달해왔으며 도토리로 지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2008년 12월 현재부터는 이진원씨의 모든 곡의 유통권한을 가진 ‘네오위즈 인터넷’을 통해 음원권리료를 소속사에 정상적으로 지급하고 있다”
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누리꾼들은 그렇다면 ‘도토리’ 라는 노래는 뭐냐며 의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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