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네 이야기/이런저런

[스크랩] 지하철 난투극,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즐락지기 2010. 10. 7. 23:09

 

 

지하철에서 있었던 어떤 할머니와 어린 소녀의 드잡이가 여기저기 전파를 타고 있다.

싸움은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소녀에게 할머니가 발을 치우라고 하면서 시작되었다.

(소녀의 신발에 묻은 흙이 할머니 옷을 버렸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다.)

 

소녀는 할머니에게 사과를 했지만 그 정도 사과에 성이 안찼던 것인지

할머니는 소녀의 부모까지 끌어들이며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한다.

이에 격분한 소녀가 "네가 뭘 원하는데?"라며 반말로 항의하게 되면서 드잡이가 시작된 것 같다.

떠돌아 다니는 동영상에는 사건의 발단 부분은 없고 드잡이 직전의 내용부터 담겨있다.

 

사건의 진실을 떠나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그대로 보여준 것 같아 낯이 뜨거워진다.

어른을 공경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이고 예의라는 것을 모르는 아이들,

아랫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은 없고 무조건 그들로부터 존중받고 배려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우기는 어른들....

 

문득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다.

아버지는 학생들이 자리를 양보하지 않아도 화를 내면 안된다고 하셨다.

어쩌다 그들이 자리를 양보해도 "괜찮다. 너희들이 더 피곤하니 앉아 가야지."라며 끝내 자리를 그들에게 내어 주셨다.

 

아버지의 논리는 이것이다.

 

아이들은 새벽부터 시작하여 하루 종일 내둘리니 얼마나 피곤하겠느냐는 것이다.

어른들은 집에 가서 쉴 수 있는 사람들이고

아이들은 쉴 틈도 없으니 오가는 길에서라도 잠시 쉬어야 한다고 하셨다.

어른들이 자리에 앉고 아이들은 서서 가는 게 마땅한 시대는 지났다고 하셨다.

몸이 약해져서 도저히 서 있는 것이 힘이 든다면 모를까 

단지 어른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자리를 양보받으려고 하는 것은 안된다고 하셨다.

 

공감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나는 무엇이 진리인지를 가리고 싶은 것이 아니다.

다만, 더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다들 각자의 몫을 다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고 있을 뿐이다.

 

버릇 없고 예의 없는 아이들, 하늘에서 뚝 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키운 것도 어른들이니 어른들 책임이 크다 하겠다.

하나 둘 밖에 낳지 않아 귀하기 이를 데 없지만 어떤 게 사람의 도리인지는 부모들이 가르쳐서 내보내야 한다.

또 어른들은 말이나 행동으로 아이들의 모범이 되어야 한다.

 

 

교육은 훈계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머리채를 잡고 휘돌리고 발길질한다고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어른다운 어른들이 많아지면 우리의 아이들도 바르고 예쁜 모습으로 자라지 않을까?

 

 

출처 : 내남없이
글쓴이 : 굄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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