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스타일’ 히트공식 어긋나기
‘강남스타일’ 히트공식 어긋나기
따로노는 말춤-변형된 리듬감-애매한 후렴 등 기존곡과 차이
명확한 후렴구가 부재한 데다 후크(Hook·핵심멜로디)와 따로 노는 ‘말춤’의 독립성 등 어긋남의 3요소가 노래에 대한
호기심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다.
오는 11일 빌보드 메인 차트인 ‘핫 100’에서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정상 등극이 예견되는 가운데,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이 노래의 ‘끊이지 않는’ 숨은 1인치 매력을 짚어봤다.
◆노래와 따로 노는 ‘말춤’= 일반적으로 댄스곡은 핵심 멜로디와 함께 주요 포인트를 짚어주는 춤이 병행되기 마련이다.
원더걸스의 ‘텔미’, 소녀시대의 ‘지’ 등 국민적 히트송이 된 노래에는 ‘텔미 텔미~’하거나 ‘지지지지~’하는 후렴구와 함께
핵심 댄스가 따라오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강남스타일’은 노래와 춤이 따로 논다. 이 노래는 노래하고 있는 동안에는 그 특유의 ‘말춤’을 함께 추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노래는 노래대로 따라 부르고, 간주 타임 때 춤을 따로 추는 ‘독립성’이 보장됐다는 점에서 이색적이다.
특히 ‘말춤’을 추는 동안에 노래 속 간주는 춤을 추기 위한 ‘배경음악’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춤을 집중해서 출 수 있고
희열감도 더 클 수 있다는 것이다.
◆묘한 박자감이 호기심 극대화 =‘강남스타일’은 전형적인 4분의 4박자의 아주 쉬운 리듬을 가지고 있다.
노래는 그래서 무리 없이 따라 부를 수 있는데, 문제는 이 소화 가능한 노래의 범위가 ‘지금부터 갈 데까지 가볼까’하는
가사가 나오기 전까지만 유효하다는 점이다. ‘지금부터~’하는 부분이 지금까지 정박자로 진행되는 리듬에 ‘변형’을 주기 때문.
소위 ‘싱코페이션(당김음)’을 통해 마지막 4박에 ‘지금부터’를 당겨오는 바람에 평온하게 부르던 노래를 한 박자 먼저 불러야 하는
당혹감이 생긴다. 이 한 박자 때문에 리스너들은 ‘이게 뭐지?’하는 궁금증과 당혹감을 동시에 안고 이 노래에 대한
호기심을 계속 높이는 것이다.
박자가 안 맞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운 박자를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노래의 신선함이 배어 있다는 설명이다.
◆후렴구의 구분이 애매한 ‘후렴구’=‘강남스타일’의 후렴구는 ‘아름다워 사랑스러워 그래 너 hey 그래 바로 너 hey…’라고
일반적으로 수용되기 쉬우나, 명징하고 또렷한 핵심멜로디로 꾸며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견의 여지를 낳고 있다.
그래서 노래를 수없이 듣다보면, 노래의 진짜 후렴구는 짧지만 강한 사투리 억양의 ‘오빤 강남스타일’이라고
받아들이려는 경향이 생긴다.
이런 점 때문에 ‘강남스타일’은 멜로디의 음악이 아닌, 리듬의 음악이고 이 리듬은 곧 ‘말춤’에 딱 맞는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대중음악 관계자들은 “‘강남스타일’은 아주 쉬워 보이지만, 곳곳에 음악적인 트릭들이 숨어 있어 잔재미를 안겨준다”며
“무엇보다 춤추기 좋은 리듬의 음악이라는 점에서 전세계인들의 흥분을 자아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고금평 기자 danny@munhwa.com